얼마 전 통도사를 방문했는데 우연히 아는 지인분을 만나 자장암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통도사는 여려 번 방문했었는데 자장암은 처음이었다. 자장암은 신라시대의 자장율사(慈藏律師)가 통도사를 짓기 이전에 움집을 짓고 수도하며 창건한 암자로, 영축산에 둘러싸여 있는 작고 아름다운 사찰이다.
나는 지인에게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는데, 이 암자는 암벽 안에 머무는 금개구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법당 뒤쪽 암벽에는 손가락만 한 작은 구멍이 있는데, 그 안에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자장율사가 수도하고 있을 당시, 두 마리의 개구리가 물을 혼탁하게 하여서 신통력으로 돌에 구멍을 뚫고 개구리를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이런 개구리는 금와보살이라 불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친견하고자 하는데, 생각보다 보기가 쉽지 않아 불심이 깊은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근데 이런 금와보살이 최근 약 80일간(!) 밖에 나와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것이야 말로 정말 드문 기회인 것이다. 한 번도 금와보살을 보지 못한 지인의 친구분께서 이 소식을 듣고 지인과 함께 자장암을 방문하려고 하셨던 것 같다.
통도사에서 좀 더 산 깊숙히 들어가면 넓은 메밀밭이 나오는데, 이곳에 차를 대고 자장암으로 향했다. 자장암 입구에 '백팔번뇌를 잊게 하는 아름다운 계단'을 건너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작은 암자가 등장한다. 암자도 정말 예쁘지만, 주변에 보이는 거대한 산들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산들은 그 모양과 굴곡이 더해져 정말 아름다운 것 같다.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내 어휘력이 매우 아쉽다.
사찰 뒤에 가면 석벽에 구멍이 뚫려있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한 명씩 금와보살에게 삼배를 올린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진이 금지여서 찍지 못했다. 대신 자장암에서 제공하는 자료로 대체하겠다.
생각보다 금와보살이 너무 잘 보여서 놀랐다. 살짝 구멍을 들여다보니 까만 작은 두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그 순간, 그가 너무 귀여워서 활짝 웃음이 났던 것 같다. 보기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첫 방문만에 만나게 되어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했다. 저 벽 안의 개구리가 몇 천년을 산 같은 개구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렇게 암자에 머물면서 참배객들의 절과 이야기를 들어주고, 행복하게 해 주기 때문에 보살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무튼 이렇게 만날 수 있게 해 주신 지인과 부처님, 그리고 금와보살님께 감사를 드린다.
금와보살을 보면 운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올해는 병으로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좀 나아져서 다시 씩씩하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한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이 아름다운 암자를 방문해 풍경도 보고 금와보살도 보고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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